2025년 2월 11일 - 금값 상승의 원인과 향후 방향성
금값 상승의 원인과 향후 방향성
황 철 하1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나노IT디자인융합대학원 정보통신미디어공학과 박사과정¹
GIA 미국보석학회 보석 전문가(정회원) - GIA GG. Gemologist
2025년 2월 11일,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2,9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단순한 단기 이벤트로 보긴 어렵다. 금값의 급등은 수요와 공급, 정치적 리스크, 투자 심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1. 글로벌 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2022년 이후 장기화된 전쟁은 러시아의 해외 자산 약 3,200억 달러(한화 약 420조 원) 동결이라는 초유의 금융 제재를 야기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에 균열을 일으켰고, 투자자들은 본능적으로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금은 위기 국면에서 ‘최후의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평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 통화 팽창과 인플레이션 우려
2019년 팬데믹 이후, 각국 정부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유동성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실질 구매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만성적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고, 자연스럽게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이 되었다.
3. 채굴 정체와 생산 비용 상승
공급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세계 금 채굴량은 연 3,500톤 수준에서 정체 상태다. 채굴 기술 발전이 둔화되고, 주요 광산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공급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에너지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채굴 단가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는 구조적인 공급 제약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뒷받침한다.
4. 자산 보존 수단으로서의 금 수요 확대
팬데믹 이후 부유층과 기관 투자자들은 실물 자산 보존 수단으로 금을 재조명하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이 금 장신구나 골드바를 직접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관련 ETF와 금 기반 파생상품의 거래도 크게 증가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이 다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5.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역시 주요한 상승 동력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약 1,100톤으로, 196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환 보유고의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6. 미·중 갈등과 경제 질서 재편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도 금 수요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브릭스(BRICS) 국가들은 2023년부터 금 매입을 본격화하며 ‘탈달러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BRICS 통화 유닛 도입 논의는 국제 통화 질서 변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
7. 수요-공급 간 괴리와 심리적 기대감
최근 뉴욕 선물시장과 런던 현물시장 간의 금 가격 격차가 확대되면서, 물리적 금괴의 대규모 이동이 관측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실물 수요 증가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한편, 사상 최고가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 돌파로 인해 추격 매수와 차익 실현 간의 ‘심리적 줄다리기’도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 향후 전망과 투자 전략
이처럼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값은 온스당 2,944달러에 도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3,000달러를 돌파한 후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수급 제약, 인플레이션 리스크,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중장기적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도 많다.
투자자라면 단기 고점에 대한 경계심과 함께, 금의 본질적인 자산 보존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 투자와 실물 자산 비중 확대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은 단순한 수익 추구 대상이 아닌, 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하는 ‘포트폴리오의 보험’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년 2월 11일
황철하 | (주)보석나라 대표이사